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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역에 지향하는 인물을 넣으시면 됩니다.

 

 

 

 

일찍히 돌아가신 어머니께 항상 듣던 말이 하나 있었다.

 

"릭아. 애이불상하여야 한다. 그래야 네가 살아."

 

그렇게 말하는 어머니의 푸른 눈에서는 어딘가 비애가 느껴졌지만, 아우릭은 애써 그것을 못본 척했다. 귀에 딱지 앉도록 들은 저 이야기는 어머니가 강을 건너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가문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안주인이 여위자마자 당연하듯 그들의 시선은 모두 아우릭에게로 꽂혔다.

잘 나가는 수도 안의 3가문 중 하나.

그 중 하나인 월하의 가문 안주인의 아들.

그것이 아우릭의 이름이었다.

 

아우릭에게는 누이와 형님이 하나씩 있는데, 형님은 길에서 주어온 자식이었고 누이는 첩의 자식이었다. 안주인의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데 기적적으로 낳은 것이 바로 아우릭이어서, 자연스러 가문의 대가 아우릭에게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아우릭의 형님은 피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이방인이었는데 우연히 길을 걷다 눈에 들어 집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아우릭보다는 나이가 많으며 집안의 눈치를 많이 받아 그런지 흠 잡을 곳 없이 언제나 꼿꼿하였고, 말을 섞어보면 고아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총명하였다. 하지만 마치 망령처럼 집 안에 있어서, 집에 들어온지 6달이 지나서야 아우릭은 그의 존재를 눈치챌 수 있었다.

 

''그' 아버지가 주워왔다고..?"

 

하늘이 두 쪽나고 태양이 4등분 되어도 본인 이득만 취할 사람이거늘, 평생 보지도 못했던 인간미에 아우릭은 한동안 '형님'을 유심히 보았다.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처음으로 흥미가 갔다.

아우릭의 '형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우릭과 같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귀티가 났다. 가끔 사람들이 착각할 정도였다. 고아(孤兒)였던 그는 점차 아우릭에게 고아(孤娥)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 때문일까.

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 아우릭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달이 차오르고 다시 지고, 꽃이 피고 지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져 주변인들로 하여금 의형제 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가주 또한 그런 그들의 모습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저잣거리,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어제도 나갔지 않느냐."

 

"답답하지 않아? 나는 여기가 옥(獄)마냥 답답한데. 어찌 형님은 그리 하루종일 앉아 보기만 할 수 있을까"

 

초가을 바람과 버드나무 향을 가지고 온 아우릭은 창가에 팔을 괴고는 뻣뻣이 책을 읽는 자신의 형님을 향해 말했다. 전혀 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우릭은 뭐가 좋은지 싱글싱글 웃으며 서책을 읽는 형님을 계속 바라보았다.

아우릭은 '나이도 제대로 모르면서 형님은 무슨 형님이야!'라는 논리로

 

"계속 그러고 볼 것이냐?"

 

"부담 되십니까?"

 

"아니."

 

아우릭에게 팔을 뻗어 얼굴을 가까이 한 그는 한쪽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이리 가까이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그런다."

 

이런 감정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전혀 거리낌이 없었고 오히려 이런 감정이 봄을 알리는 봄비 같이 반갑고, 새로워서 감정에 그대로 몸을 맡겼다.

여기서 내가 잘못한 것은 어머니의 말씀을 잘 새겨 듣지 않았다는 것, 나의 가문을 믿었다는 것, 감정을 경계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너에게 손을 뻗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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